독후감귀신들의 땅 20250410

예전에 급히 가게된 부산국제영화제에서 4개의 단편으로 엮인 영화를 보았다. 그 중에서 필리핀에서 온 공포영화를 보게되는데, 가뜩이나 공포영화를 못보는 내가 동아시아와는 다른 느낌의 으스스한 공포영화를 보며 필리핀은 뭐길래 이렇게 호러물을 잘만드나 싶었다. 그때 친구가 원래 진짜 공포영화는 식민지였던 나라들이 잘만든다고 했던 얘기를 해줬다. 그 나라의 슬픈 역사가 컨텐츠가 되다니 웃픈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귀신들의 땅을 읽으며 이 나라 는 뭐길래 귀신이 이렇게 많고 중원절이라고 귀신들에게 제사까지 지내는가 싶었고, 대만의 역사를 급하게 공부하게 만들었다. 역사적으로 고달펐던 대만에는 한을 가진 귀신이 많을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절대 안 볼 예정이지만, 대만의 공포물도 궁금해졌다.
 초반에 계속 변하는 화자와 친숙하지않고 비슷비슷한 등장인물들의 이름때문에 1/3정도 읽는동안 헤멘것 같다. 그 이후부터는 두껍지만 쭉 빠져서 읽었다. 이런 정신산만할법한 구성에 대만의 초고속성장과 함께한 주된 세 장소이동(용징-타이베이-베를린)과 각 주인공들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들이 800페이지들을 신선하게 채워나간거같다. 최근에 본 펄프픽션에서 각 이야기들이 결국 하나의 이야기로 이어지는 당시에는 쇼킹했던 구성을 생각나게 했다.
 아무래도 해외에 살고있는 아시안으로서 천텐홍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나올때 가장 공감하며 읽게되었다. 하지만 k-장녀로서 또다른 유교국가의 후손으로서 자매들의 이야기가 나올때도 비록 나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지만 어디서 보고들었던 얘기들이 생각나 공감하며 읽게 되었다. 이러한 지구촌시대에,밥은 굶지않은,전쟁도 직접 겪지않은, 그러나 많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사회가 전반적으로 우울한시대에 태어나고 자란 우리들은 귀신이 되면 때깔이 좋을까? 한이 많을까?
대만을 중국이 포위하고 있다한다. 지금 당장이라도 전쟁이 일어날 기세다. 가까운나라에서 더이상 더많은 귀신 얘기가 안나왔으면 좋겠다.